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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가진 정체성을 보듬는 익스테리어

Updated: Jun 8, 2021


공간은 단편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 때로는 역사의 맥락을 이어가는 거대한 틀이면서, 때로는 개인의 하루가 스며드는 담담한 일상의 터가 된다. 공간은 항상 겉으로 드러난 모습보다 더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함유하고 있다.


기념관이나 역사관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본다. 입 안에 얽히는 어감이 묵직하다. 공간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음에도 엄중하고 무겁다. 지나온 시간의 발자취가 존재하는 곳은 늘 기묘한 울림이 있다. 어떤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형태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이런 기념관을 표현할 때는 시각적 요소가 지나치게 도드라지면, 공간의 주제와 이야기가 흐려지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수용할 바탕이 되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과거의 시간을 품은 곳도 미래의 시간을 토대로 점차 변화해 간다. 서울 마포 소재지의 본 현장은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 변하지 않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굳건히 세운 공간이다. 새로운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공간처럼 보이겠지만, 언더우드는 공간에 대한 사색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그려나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위와 같은 공간은 모든 요소가 목소리를 크게 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직설적인 디자인보다 오히려 힘을 뺀 자연스러운 형상으로 공간이 가진 주제를 감쌀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간이 가진 정체성을 보듬는 익스테리어


계단을 오르니 정적인 공터가 나왔다. 기념관 입구로 가는 길을 활짝 열린 야외 영역으로 만듦으로써,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을 형성한듯 보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나무와 바위가 눈길을 끌었다. 여백과 자연을 아울러 사색의 터전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각기 다른 컬러의 자재로 태극문양을 구현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공터를 한가지 컬러로 시공하는 것 보다 다양한 컬러로 채워 안정감이 형성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더우드는 기존의 데크와 어우러질 수 있는 UD11 모델의 다크브라운 컬러의 합성데크를 시공하였다.


UD11 모델의 합성데크는 다른 데크보다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는 평이 많다. 정교하게 다듬은 홈이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이 모델은 앞면과 뒷면의 홈 간격이 달라 원하는 방향으로 시공이 가능하다. 천연 나무결 느낌보다도 심플하게 가공된 바닥자재 느낌이 훨씬 강하다. 기념관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살짝 힘을 빼고 단정한 느낌을 구현하는데에 매우 적합하였다.



합성데크를 시공하고나니 기존에 설치되어있던 방부목 데크와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흔적과 어우러져 투박한 시간의 결을 온전히 내비치는 방부목만의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아우를 수 있는 외장재는 최대한 단정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자재가 더 자연스럽다. 독특한 질감의 외관보다 부드럽게 보듬는 듯한 느낌으로 조금이나마 엄숙한 분위기를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성데크는 균일한 품질로 견고하게 시공된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방부목과 같이 틈 사이가 벌어지거나 들뜨는 일이 없어 처음 시공한 모습 그대로 깔끔한 유지가 될 것이다. 유지 관리 또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데크를 넓게 깔아놓은 이 곳을 보수하느라 힘들이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합성 데크의 컬러는 기존의 오일스테인 처리를 해놓은 방부목보다 옅은 색으로 구분이 되었다. 이러한 색의 구분이 유연한 동선으로 이어져 아이러니한 매력을 발산했다.



기념관에 들어가기 전, 자연을 구현한 공간과 한적하게 펼쳐진 데크에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정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정제된 풍경 속에서 합성데크는 제 자리를 찾았다. 익스테리어의 매력은 한 사람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좋은 인상을 줘야한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또한 건물과 외부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방문객을 인도하는 것. 이번 프로젝트는 건물의 가진 정체성과 주제를 보듬으면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공간을 시공할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 나무가 가진 부드러운 단정함으로 공간이 가진 엄숙한 느낌을 살짝 풀고 차분한 분위기를 구현하는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데크재는 단순히 편리성과 눈에 띄는 익스테리어를 보여주기 위함만이 아니다. 주로 공공시설이 야외 데크는 공간의 흐름을 다잡는다. 그 역할은 '나무'가 가진 편안하고 차분한 질감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섬세한 데크로 많은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 싶다.


언더우드의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다. 좋은 자재를 만든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좋은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따스한 미감을 발견해, 편안하면서도 감성적인 자재를 제안하고 싶다. 또 건물이 가진 정체성과 방문하게 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헤아리고 싶다. 그렇게 시공을 완성할 때 마다 다양한 일상에 언더우드의 감각을 펼쳐나가는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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